Wonheo Seok
아프지 않아도 괴로울 수 있다. 통증이 없는 날에도 반복은 멈추지 않고, 멈추고 싶다는 마음조차 반복의 일부가 된다. 이 책은 그 구조를 묻는다. 초기 불교 경전(니까야)에 근거하여, 고(苦)를 감각이 아닌 구조로 다시 판정한다. 다섯 무더기가 어떻게 소용돌이를 만드는지, 편안함이 어째서 감옥이 될 수 있는지, 통제자 없이도 통제가 지속되는 방식은 무엇인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묻는다—알면서도 왜 멈추지 못하는가. 이 책은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봄(sati)이 덮개가 되지 않는 조건, 길이 목록이 아니라 배치가 되는 형식, 관계에서 칼이 아니라 거울이 되는 자리를 판정한다.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책이다.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는 반복을 자기 삶에서 이미 경험해 본 사람을 위해 쓰였다. 불교 지식은 필요하지 않다. 반복의 경험이면 충분하다.